이기적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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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어떤 것일까요?? 나는 책을 통해서 ‘사랑’을 알았습니다. ‘황순원’님의 «소나기»를 읽고 “사랑”에 대해서 알았습니다. 알았다라고 한 것은 그것에 대해서 파악하거나 이해했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감정/느낌/감흥/영감 등을 얻었다는 뜻 입니다. 뭔가 내가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어렴풋한 윤곽선을 그려나갔고, 각 종 소설과 잡지 그리고 시집을 통해서 윤곽선을 또렷하게 그려나가는 소소한 개인적 작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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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전 유전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유전자는 ‘이기적’이다.”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인간은 이기적이다.”란 명제를 도출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명제에서 전해져오는 알 수 없는 거부감과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10대를 지나고, 20대의 ‘이기적’인간에 대한 경험, 30대를 진입하는 이 시점에서 난 다시금 도킨스의 책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이기적’인 유전자를 우린 어떻게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을까요?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요? 도킨스 가정에서 처럼 우린 DNA를 전달하는 전달도구일 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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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첫 울음을 터뜨린지 30년, 세상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과 생각을 가져야 하고, 더 넓은 마음과 귀를 통해서 관점과 생각을 가다듬어야 할 지금 이 시점에서, 난 인간의 본성을 다루고 있는 책을 통해서 인간이 인간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한 작은 물음을 던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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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에게 이 책이 그려준 윤곽선은 어떤 그림일까요? 아직은 잘 정립되지 못한 생각의 편린이 머리속을 휘젓고 다니고 있습니다.

P.S. : 국내 번역서 중에서 제일 번역이 안 좋기도 정평이 난 «이기적 유전자»는 2010년에 개정판이 다시 나왔습니다. 그리거 혹시 구매/대여해서 보실 분은 ‘2010년 개정판’을 보시길 권합니다. 초판과 2010년 이전 개정판은 한국의 출판문화를 반영하는 듯한 처참한 번역을 자랑합니다.

Written on January 1,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