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인을 위한 수학사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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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수학에 관심이 많아서 이런 종류의 책을 가끔 읽는데, 이 책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두껍다. 두꺼운 이유가 충분히 납득갈만큼 내용이 알차기 때문에 불만없이 읽을 수 있다(불만없이 읽을 수 있다고 했지, 불만이 없다곤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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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시작과 함께 달려나가는 긴 여정이 지루하다면 중세를 지난 ‘황금기’부터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다. 특히 ‘거인의 어깨’에서 ‘뭘’ 봤던 형님과 관련된 내용은 항상 흥미롭고 현대 수학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왜냐하면 《원론》의 클라이맥스—많은 이들이 보기에 핵심 목적—는 정다면체는 정확히 다섯 종류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었다. 다섯 종류란 바로 정사면체,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그리고 정이십면체였다. 유클리드는 두 가지를 증명했다.
첫째, 그들은 기하학을 체계적으로 이해했다. 기하학이라는 수단을 이용하여 그리스인들은 지구의 크기와 모양을 이해했으며 지구가 태양과 달, 게다가 태양계의 다른 천체들의 복잡한 운동과 맺는 관계까지도 이해했다. […] 둘째, 그리스인들은 논리 추론을 체계적으로 이용해 어떤 논리적 주장을 증명할 수 있었다. 논리적 주장은 그들의 철학에서 처음 등장했지만, 유클리드와 그의 후학들의 기하학에서 가장 발전되고 명확한 형식을 갖추었다. 이때 확립된 굳건한 논리적 토대가 없었다면 이후의 수학 발전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 비에트 이후부터 대수는 기호 표현을 통해 그 자체의 생명력을 갖게 된 셈이다. 달리 말해, 이때부터 대수는 산수의 족쇄로부터 해방되어 독자적인 길을 내딛게 되었다.
조르당이 이미 지적한 것처럼, 유클리드 평면의 대칭성은 여러 종류의 강체 운동의 성질이다. […] 왜냐하면 리 군은 자연의 가장 중요한 여러 대칭성을 설명하는 개념인데, 대칭성이야말로 자연현상을 수학적으로 기술하거나 과학적인 계산을 하는 데 강력한 기본 원리이기 때문이다.
수의 의미는 놀랍게도 매우 어렵고 개념적이며 철학적인 문제다. 더군다나 우리가 수를 이용하는 방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터라 이 문제는 더욱 절망스럽다. 우리는 수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알지만 정작 수가 무엇인지는 모르는 셈이다.
하지만 ‘공정’이란 무슨 의미인가? 아마도, 앞면과 뒷면이 나올 가능성이 같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가능성이 같다’는 말 자체가 확률을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이는 순환논리처럼 보인다. 확률을 정의하려면 확률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1960년대 이전에 카오스라는 말은 오직 한 가지를 뜻했다. 형태가 없는 무질서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60년대 이후로 과학과 수학의 근본적인 발견들이 이루어지면서 이 단어에는 미묘한 두 번째 뜻이 생겼다. 무질서의 여러 측면들을 형태 내지 패턴과 결합시킨다는 뜻이 그것이다.
뉴턴의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는 자연계를 미분방정식으로 환원시켰는데, 이 미분방정식은 결정론적이다. 즉 계의 초기 상태가 알려지면 계의 미래가 영원히 유일하게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