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문
1
지은이의 ‘차분함’과 ‘날카로움’ 덕분에 새로운 시각으로 텍스트를 바라볼 수 있었다. 자신만의 시각으로 새로운 형태로 텍스트를 독해하는 ‘자유로움’ 때문에 독서의 즐거움을 극한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였다.
2
‘무경칠서’의 수좌를 차지하고 있는 ‘손자병법’에 대한 논의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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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공자를 보려면 관립학교의 문장과 교과서, 박학홍유博學鴻儒(학문이 깊은 선비)의 주석과 전기를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논어』 속으로 들어가야 그의 진짜 모습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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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몇 번이나 “뗏목을 타고 바다에 뜨겠다乘槎浮于海” “구이에 살겠다居九夷” “팔아야지, 팔아야지. 나는 살 사람을 기다린다沽之哉, 沽之哉, 我待賈者也”라고 속내를 털어놓은 것은 모두 정치 참여를 갈망하는 강렬한 욕망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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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민중을 낳음에 먼저 안 사람으로 하여금 늦게 안 사람을 깨닫게 했으며, 먼저 깨달은 사람으로 하여금 뒤에 깨달은 사람을 깨닫게 했다. 나는 하늘이 낳은 민중 가운데 먼저 깨달은 사람이다. 나는 장차 이 도로써 민중을 깨닫게 할 것이니, 내가 이들을 깨우치지 않으면 그 누가 하겠는가天之生此民也, 使先知覺後知, 使先覺覺後覺也. 予, 天民之先覺者也. 予將以斯道覺斯民也, 非予覺之而誰也?(「만장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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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법술을 아는 선비와 실권을 쥐고 있는 이가 양립할 수 없는 원수지간이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자격으로 보아도 꼭 이길 수 없고, 양립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으니 어찌 법술을 아는 선비가 위태하지 않겠는가? 그러다가 죄과를 가지고 무고하는 자가 있을 수 있어 공공연히 국법으로써 그들을 처단하고, 죄과로 뒤집어씌울 수 없을 때는 자객의 칼로써 궁지에 몰아넣는다. 이리하여 법술에 밝아서 군주의 뜻에 거슬리는 자는 관리의 처벌에 죽지 않으면 반드시 사사로운 자객의 칼에 죽게 된다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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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공자도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강요된 맹약은 신도 듣지 않는다要盟也, 神不聽.”(『사기』 「공자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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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다. “천하의 영웅이 모두 내 사정거리에 들어와 천지간에 벗어날 수 없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유가는 황권이 개입하고 과거로 인재를 선발하며 공공사회의 도덕 담론을 농단하였으니, 당신이 유가가 아니라면 목숨조차 보전할 수 없는데 무슨 얼어 죽을 홍곡鴻鵠(큰 기러기와 고니라는 뜻으로, 포부가 원대하고 큰 인물을 이르는 말)의 뜻을 논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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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은 최초의 기원에서부터 일반적 의미를 가진 학술이나 학문이 아니라 최고 정치·관리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안신입명술安身立命術이다. […] ‘수신치인修身治人’이라는 네 글자다. 이를 다시 말하면, 문인 지식인의 등용술(위로 올라가서 가장 좋은 기교를 써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는 방법)과 통치술(하층민으로 하여금 기꺼이 원하게 하고, 서민들이 의견 대립 없이 평온하게 통치, 이른바 천도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러한 정치 본성과 어용 기능은 전한 때부터 청 말기까지 이데올로기와 사회 측면에서 버팀목 역할을 하여(특히 명·청 두 왕조에서 심했으며, 청대 강희·옹정·건륭 연간에 최고봉에 이르렀다) 역대 왕조의 국가기구와 통치 방략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이에 대한 마오쩌둥의 명언이 있다. “모든 반동파는 공자를 존경하고 유학을 숭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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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이 군자보다 일을 성취하기가 더 쉽다는 것이 중국 사회의 불변 철칙이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이상주의적이고 유토피아적인 것은 잔혹한 현실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쉽게 부서지는 허망한 본질로 증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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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통문화는 휘황하고 유구하며 위대하고 심후한 문화다. 그것을 유학이라는 것의 손에 넘겨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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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를 도모하지 않으면 일시를 도모하기에도 부족하다. 전체 국면을 도모하지 않으면 한 구역을 도모하기에도 부족하다不謀萬世者, 不足謀一時; 不謀全局者, 不足謀一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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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을 진열해놓고 돌을 파는 것은 사기다衒玉而賈石者, 其狙詐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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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군주는 전쟁을 신중히 결정하고, 훌륭한 장수는 전쟁을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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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나 농구 시합에서도 우리는 그것의 그림자를 볼 수 있다. 같은 단체의 동료에 대한 옹호는 자기 옹호이자 자기 측 단체의 이익에 대한 보호다. 이것은 거의 모든 단체의 본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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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오늘날 항상 “전략을 세운 뒤 움직인다”라고 말하지 않는가? 어째서 『손자병법』 「모공」 편 이야기만 나오면 이를 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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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일본 『손자병법』 연구자의 담론을 인용해 본문의 결론으로 삼고자 한다. 세 명의 저자가 경영심리학, 군사학, 중국 문학의 시각에서 『손자』 원문을 직역하지 않고 유사하게 번역하여 ‘견강부회하여 간단히 오늘날의 사례에 연계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을 피했다. 왜냐하면 장구한 생명력을 갖고 있는 고전 명저를 곡해하는 것은 방화와 같은 범죄이기 때문이다.(무라야마 마코토村山孚·무라다 히로오村田宏雄·기타가와 마모루北川衛 역, 『손자』; 쑤구이량·아다케 센노스케 공편, 『일본손자서지견록』) 중국의 『손자병법』 연구자도 때때로 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