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세상은 혼란스럽다. 혼란하기 때문에 세상은 즐겁고 신나는 일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런 혼란함과 가중된 질서를 요구하는 세상에서 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끝없이 펼쳐진 고속도로를 달리다 눈을 돌려서 보게되는 풍경속에서 나는 내 지나간 과거를, 내가 거쳐가는 현재를 그리고 한없이 달려야 하는 미래를 본다.

고속도로위에 펼쳐진 혼잡성이란 결코 속도를 줄일 수 없다는 것이다. 가는 방향도 가고 있는 속력도 쉽사리 바꿀 수 없다는 것.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검은새의 눈이 그렇지 않을가?


  1. 언젠가는 네게도 검은 새가 나타날 거야. 아직 그 새를 못 봤지? 너는 검은 새를 보게 될 거야. 나와 비슷한 눈을 하고 있는 그 새를.

  2. “당신은 무엇인가를 보자, 보아야겠다고 작정을 하곤 해요. 마치 모든 것을 기록해 두었다가 나중에 그것을 연구하는 학자처럼 말예요. 어린애 같아요. 사실은 어린애지 뭐야. 어릴 때는 무엇이든지 보려고 하잖아요? 어린애는 낯선 사람의 눈을 말없이 지켜보다가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지만, 지금 다른 사람의 눈을 가만히 지켜봐요. 순식간에 정신이 돌아 버리고 말 테니까. 한번 해보라구요. 거리를 지나는 사람의 눈을 가만히 지켜보란 말예요. 곧 기분이 이상해질 테니까. 류, 사물을 언제까지나 어린애처럼 바라보아선 안된단 말에요.”

  3. “그 달리고 있는 차 속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될 테지? 오늘 출발할 때 카메라의 필터가 보이지 않았는데 어디다 두었을까? 아니면 어제 낮에 텔레비전에 나왔던 그 여배우의 이름이 뭐였더라? 또는 구두끊이 끊어질 것만 같다든가, 차사고라도 나면 금찍할 것이라든가, 이제 내 키도 더 이상 커지지 않겠군 등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될 것 아니겠어? 그렇게 되면 그 생각이 차에서 바라보는 움직이는 경치와 중복이 되지.”

  4. “내가 말하는 것은 키스 자국에 관한 게 아냐. 언제나 말이지만, 좀더 본질적인 것을 말하고 있는 거야. 좀더 작은 것인, 상냥함, 서로 아끼는 마음 그런 거란 말이야. 우리는 세상의 다른 놈들과 다른 차원에 살고 있으니까 서로가 더 아끼자는 거야.”

  5. “나는 당신과 함께 있는 내 자신이 싫어요. 알겠어요? 자신을 견딜수가 없어요. 비참한 생각이 들어요. 당신과 함께 있으니까 자신이 비참해지는 것, 그것을 참을 수가 없어요.”

Written on January 1,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