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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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of view(관점)라는 영어적 표현은 ‘관점(觀點)’이란 한자 표현에 비해서 매우 직관적인 느낌을 가져다 준다. 점(point)과 풍경(view)이라는 두가지 단어가 함께 놓여있을 때 느껴지는 그 날카로움과 다양성은 혼재된 두 가지 의미가 잘 결합되어서 매우 직관적인 느낌을 준다.

2

«상실의 시대»는 대한민국에서 ‘하루키’ 라는 이름을 알린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사랑에 대한 ‘하루키’의 관점을 통해서 시대의 뒷편으로 쓰러져가는 가버린 ‘가녀린 사랑’을 볼 수 있고, 다가왔던 혼재된 쾌락을 느낄 수 있다. 동시에 그런 쾌락이 가져다 오는 축축하고 고난한 허무함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축축하고 고난한 허무함을 간절히 바라는 나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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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적 소설이라 말하는 하루키.

4

나는 어떤 사랑을 보았고 봐야 할 것인가? 90년대 그는 나에게 사랑에 대한 쓸쓸함을 물어 보았고 이제는 나에게 사랑에 대해서 물어본다. 21세기 나는 20세기의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해야 하나?


  1. "’나, 아무런 걱정도 안 해요. 난 다만 이제 누구도 내 속으로 들어오길 원치 않고 있을 뿐이에요. 이젠 누구에 의해서도 어지럽혀지기가 싫을 뿐이에요’”

  2. “우리들 모두 언젠가는 그렇게 죽는 거야. 나도 와타나베도.”

  3. “와타나베도 이젠 어른 이니까 자신의 선택에 대해선 확실한 책임감을 가져야 해요. 그러지 않으면 모든 게 엉망이 되고 말아요.”

  4. “편지는 그저 종이일 뿐입니다.” 하고 나는 말했다. “태워 버려도 마음에 남는 건 남고, 가지고 있어도 남지 않는 건 남지 않아요.”

  5. 우리는 살아 있었고, 계속 살아가는 일만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p468; 나는 아무데도 아닌 공간의 한가운데에세 미도리를 계속 부르고 있었다.

Written on January 1,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