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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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of view(관점)라는 영어적 표현은 ‘관점(觀點)’이란 한자 표현에 비해서 매우 직관적인 느낌을 가져다 준다. 점(point)과 풍경(view)이라는 두가지 단어가 함께 놓여있을 때 느껴지는 그 날카로움과 다양성은 혼재된 두 가지 의미가 잘 결합되어서 매우 직관적인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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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는 대한민국에서 ‘하루키’ 라는 이름을 알린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사랑에 대한 ‘하루키’의 관점을 통해서 시대의 뒷편으로 쓰러져가는 가버린 ‘가녀린 사랑’을 볼 수 있고, 다가왔던 혼재된 쾌락을 느낄 수 있다. 동시에 그런 쾌락이 가져다 오는 축축하고 고난한 허무함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축축하고 고난한 허무함을 간절히 바라는 나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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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적 소설이라 말하는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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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사랑을 보았고 봐야 할 것인가? 90년대 그는 나에게 사랑에 대한 쓸쓸함을 물어 보았고 이제는 나에게 사랑에 대해서 물어본다. 21세기 나는 20세기의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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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무런 걱정도 안 해요. 난 다만 이제 누구도 내 속으로 들어오길 원치 않고 있을 뿐이에요. 이젠 누구에 의해서도 어지럽혀지기가 싫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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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모두 언젠가는 그렇게 죽는 거야. 나도 와타나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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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도 이젠 어른 이니까 자신의 선택에 대해선 확실한 책임감을 가져야 해요. 그러지 않으면 모든 게 엉망이 되고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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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는 그저 종이일 뿐입니다.” 하고 나는 말했다. “태워 버려도 마음에 남는 건 남고, 가지고 있어도 남지 않는 건 남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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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 있었고, 계속 살아가는 일만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p468; 나는 아무데도 아닌 공간의 한가운데에세 미도리를 계속 부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