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일생을 “열등감” 이란 추진력으로 삶을 살았던 화가.
2
이토록… 무능력한 화가가 있었던가 싶었던 화가.
3
천재란 이름으로 회칠을 하지만, 그냥 화가.
4
노력이란 가련한 산물, 가난이란 현실, 열등감이란 추진력, 타협을 거부했던 미술적 역량, 자신의 그림이 팔리지 않았기에 더욱더 간절했던 자존감, 이 모든 것을 그림에 흩뿌려 놓은 화가.
5
시대가 흘러서 사람들이 그의 그림을 통해서 ‘화가’의 내면을 볼 수 있었던 그 어느 날, 단 한번도 떳떳하지 못했던 화가는 관뚜껑 아래에서 어떤 모습으로 그토록 믿었던 신의 치기어린 광기를 관조하고 있었을까?
-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은 단순히 외모를 가꾸는 일에 환멸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한마디로 돈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처럼 그렇게 하는 건,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고독을 보장해주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그런 고독이 너를 일에 몰두하게 하고, 네 생각 전부를 차지하면서, 꿈꾸고 생각에 잠기게 할 것이다.
-
계속해서 그녀를 사랑하는 것 마침내 그녀도 나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까지 그녀가 사라질수록 그녀는 더 자주 나타난다.
-
봄이 되면 종달새는 울지 않을 수 없다. // 결코 봄이 오지 않았던 화가의 독백, 단 한번도 소리내어 울지 못했던 고달픔 [«귀가하는 광부들» 1881년, 잉크와 연필 스케치 참조]
-
테오야, 그런 건 생각도 말자, 우리가 사랑에 빠졌다면, 그냥 사랑에 빠진 것이고, 그게 전부 아니겠니. 그러니 실의에 빠지거나 감정을 억제하거나 불빛을 꺼버리지 말고, 맑은 머리를 유지하도록 하자. 그리고 “신이여 고맙습니다. 저는 사랑에 빠졌습니다.”하고 말하자.
-
이유도 없이 불평만 일삼는 행운아들! 그들은 나를 우울한 놈이라고 한다.
-
그림이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한 요즘, 작업을 방치해둔 채 감상에 젖거나 낙담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봄에 딸기를 먹는 일도 인생의 일부이긴 하지만, 그건 1년 가운데 아주 짧은 순간에 불과하고, 지금은 가야 할 길이 멀다.
-
나는 풍경화가는 아니다. 내가 풍경을 그릴 때도 그 속에는 늘 사람의 흔적이 있다.
-
예술은 질투가 심하다.
-
파리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절망에 빠지겠니, 조용히, 합리적으로, 논리적으로, 그리고 정당하게 절망하겠지.
-
노력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고, 절망에서 출발하지 않고도 성공에 이를 수 있다.
-
네 말처럼 우리 두 사람은 현상의 배후에 숨어 있는 것을 찾아내기 좋아한다.
-
내 말의 요지는, 사람들이 우리의 그림을 보고 기술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기술의 비밀을 잘 파악하도록 노력하자는 것이네.
-
움직이고 있는 농부의 동작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진정한 현대 인물화가 해야 하는 것이다.
-
사람들은 기술을 형식의 문제로만 생각한다.
-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렇게 그리는 법을 알아내고 싶다. 마네는 그렇게 하는 데 성공했다. 쿠르베도 그랬고, 아, 망할 자식들! 나도 같은 야망이 있다. 졸라, 도데, 공쿠르 형제, 발자크 같은 문학의 거장들이 묘사한 여인의 아름다움을 골수 깊숙한 곳에서부터 느낄 때면 그 욕망은 더 강하게 불타오른다.
-
내가 가장 불안하게 생각하는 점은, 글을 쓰려면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네 믿음이다. 제발 그러지 말아라, 내 소중한 동생아. 차라리 춤을 배우든지, 장교나 서기 혹은 누구든 네 가까이 있는 사람과 사랑을 하렴. 한 번도 좋고 여러 번도 좋다. 네덜란드에서 공부를 하느니 차라리, 그래 차라리 바보짓을 몇 번이든 하렴. 공부는 사람을 둔하게 만들 뿐이다. 공부하겠다는 말은 듣고 싶지도 않다.
-
이 세계를 가만히 보면, 선량한 신에 대해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든다. 왜냐하면 이 세계는 그가 망쳐버린 습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
실제로 똑같이 그리고 색칠하는 게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일이 아니다. 설령 현실을 거울로 비추는 것처럼 색이나 다른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일이 가능할지라도, 그렇게 만들어 낸 것은 그림이 아니라 사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것이지.
-
우리는 노력이 통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
사실 이 그름을 어떻게 보는가는 마음 상태와 상상력에 달려 있다.
-
결국 개인적인 노력을 별소용이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이미 여러 가지 일을 겪었는데, 정말 이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 // 1980년 7월 24일 내 첫사랑 고흐의 마지막 편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