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델의 증명 - 호프스태터가 서문을 쓰고 개정한(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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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델의 업적은 대체 무엇에 관한 업적인가? 1906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논리학자 괴델은 그 시대의 수학계 분위기에 깊이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그 당시의 수학계는 수학을 “형식적 연역 체계”로 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던 것이 특징이었다. 당시 수학작들은 수학적 사고가 순수한 기호 조작의 규칙들에 의해 포찰될 수 있다고 확신하였다. 수학자들은 일련의 명확한 공리와 일련의 명확한 표기 규칙을 설정한 다음에 그로부터 기호들을 조작하여 “정리”라고 불리는 새로운 기호 두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수학계의 이 운동은 버틀런트 러셀과 알프레드 화이트헤드가 지은 «수학 원리»라는 세 권으로 된 기념비적인 저서에 이르러 절정을 이루었는데, 이 책은 1910년부터 1913년에 걸쳐 출판되었다. 러셀과 화이트헤드는 수학의 모든 분야를 순수 논리학의 토대 위에 세웠다고 믿었으며, 더 나아가 그들의 저작이 앞으로 수학의 모든 분야의 튼튼한 토대로 영원히 사용될 것이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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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정신 과정을 컴퓨터가 모방할 수 있든 다른 방식으로 “신경망”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이예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ㅎ나 정리 증명의 패러다임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뇌의 세포들은 일정한 패턴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고, 그러한 패턴은 어떤 것이든 “소프트웨어” 즉 “일련의 명확한 명령”으로 모방할 수 있기 때문에 계산 엔진의 능력은 뇌의 미시 회로와 그 움직임을 모방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인지 과학자들은 이런 모델을 지금까지 오랫동안 연구해왔으며, 그들은 인간의 학습 과정에 나타나는 많은 패턴이 – 또한 자동적으로 생기는 부산물로서 실수를 저지르는 패턴도 – 정확하게 재현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 나아가 모든 진리를, 그리고 오직 진리만을 노예처럼 생산할 수 있을 뿐이라는 편견으로부터 해방된다면, 인간의 사고가 보여주는 자유롭기도 하고 틀리기도 쉬운 모든 사고 과정을 원리적으로 “일련의 명확한 명령”이 모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방금 말한 그런 편견이 형식적 공리 추론 체계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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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명제가 명확한 논리적 증명의 결론으로 확립될 수 있다는 이 생각은 고대 그리스 사람들에게서 유래한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공리적 방법으로 알려져있는 방법을 발견했는데, 이 방법을 사용하여 기하학을 체계적 형태로 발전시켰다. 공리적 방법은 어떤 명제들을 증명하지 않은 채 공리나 공준으로 인정한 다음, 그 공리들로부터 모든 다른 명제를 그 체계의 정리로 연역하는 방법이다. 공리는 그 체계의 “토대” 역할을 하고, 정리는 토대 위에 세워진 “상부 구조”로소 오직 논리학의 추리 규칙들만의 도움을 받아 공리로부터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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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리적 방법에 의한 기하학의 발전은 어느 시대에나 사상가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주었다. 왜냐하면 비교적 적은 수효의 공리로부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명제가 연역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만일 기하학 공리의 진리성이 어떤 방식으로 확정될 수 있다면 - 그리고 실제로 대략 2천년 동안 거의 모든 학자가 기하학의 공리는 공간에 관한 진리라고 의심 없이 믿어왔기 때문에 - 모든 정리가 공간에 관한 진리라는 것과 상호 간에 정합성 - 무모순성 - 을 유지한다는 것도 자동으로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공리 체계 형태의 기하학은 오랜 세월 동안 위대한 사상가들에게 학문적 지식의 최상의 모범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므로 기하학 이외의 다른 분야의 학문도 튼튼한 공리적 토대 위에 세워질 수 있는지 어떤지 알고 싶어했던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 시대에 아르키메데스가 물리학의 어떤 분야에 공리적 토대를 마련한 적이 있었지만, 근대에 이르기까지 기하학은 대부분의 학자가 공리적 토대로를 갖추었다고 인정한 유일한 수학 분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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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행성 공리를 다른 공리로부터 연역할 수 없다는 사실은 19세기에 이르러서야 가우스, 보여이, 로바체프스키, 리만의 연구를 통해서 증명되었다. 이 성과는 수학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업적이었다. 첫째로, 이 성과는 주어진 체계 안에서 어떤 명제의 증명 불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매우 인상적인 방식으로 보여주었다. 나중에 알게 되는바와 같이 괴데의 논문은 수론의 어떤 중요한 명제들이 증명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둘째로, 평행선 공리 문제의 해결은 유클리드 기하학이 유일한 기하학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 셋째로, 옛날부터 정통으로 인정되어 온 유클리드 기하학을 이렇게 성공적으로 수정함으로써 다른 많은 수학적 체계의 공리적 토대를 개정하거나 완성하도록 수학자들을 자극하였다. 그 결과 지금까지 다소 직관적인 방식으로만 연구되어 오던 여러 수학 분야가 공리적 토대를 갖추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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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익숙했던 모든 경계 표지가 완전히 사라져버린 엄격한 추상의 영역을 돌아다니는 것은 확실히 쉽지 않다. 그러나 엄격한 추상의 영역은 우리에게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자유와 멀리까지 펼쳐질 참신한 경치를 부여주는 식으로 보상을 해준다. […] 직관은 진리를 가려내는 기준이나 과학적 탐구의 성공을 확인하는 기준 그 어느 쪽으로도 안전하게 사용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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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집합 N은 정상 집합이다.”라는 진술은 옮은 진술이면서 동시에 그른 진술이라는 결론을 피할 수 없다. 이 치명적인 모순은 어뜻 보기에 명백한 “집합”이라는 개념을 무비판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생긴 결과이다. 나중에 여러 가지 다른 역설이 발견되었는데, 그 역설들은 누구나 친숙하고 강력하다고 여기는 추론 방식에 의해서 확인된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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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상위수학의 구별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다. 바로 이 구별을 엄격히 준수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 역설과 혼란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 이 구별의 가치는 형식적 연산 체계의 구성에 사용되는 다양한 기호들의 숨겨진 가정이나 관련 없는 의미의 연상을 완전히 게저하여 그 기호들을 숨겨진 가정이나 관련 없는 의미의 연상을 완전히 제거하여 그 기호들을 정확하게 정리하고 정돈할 수 있게 해주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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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든 요점은 이 결론에 비추어 볼 때 기초 명제 논리학 체계의 공리들은 모든 항진 형식 즉 그 체계 안에서 표현될 수 있는 모든 논리적 진리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리들을 “완전 체계”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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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의 근본적 특징은 한 영역의 대상들 사이에 성립해 있는 관계의 추상적 구조가 다른 영역의 대상들 - 통상 첫 번째 것과 다른 종류의 대상들 - 사이에서도 성립한다는 것을 밝힐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싱이 지닌 바로 이 특징이 괴델을 자극하여 실제로 증명하도록 구상하도록 격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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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는 사람의 정신 구조와 능력이 지금까지 상상해본 어떤 무생물의 기계보다도 훨씬 더 복잡하고 정교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주고 있다. 괴델의 업적 그 자체가 인간 정신의 구주와 능력의 복잡성와 정교함을 보여주는 놀라운 실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