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이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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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목적이 특정되지 않은 일반 목적(general purpose)을 지닌 범용 기술이 바로 IT입니다.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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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으로든 쓰일 수 있는 범용성과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소성을 살려 스스로 새로운 주형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주형에, 지금까지 상상하지도 못했던 가치를 부어 넣을 수 있는 유연한 포용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잠재력이야말로 바로 IT가 지닌 범용성의 힘이자, 그 자신을 무엇이든 이루어내는 실현자로 만드는 힘입니다.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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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해 그렇게 절실히 연결하려 하는지는 그 순간 잘 알 수 없고 또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이상계와 환상계의 디지털 세계로 수시로 밀어 넣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100여 통의 문자를 보내고, 하루에도 여러 번 자신의 일상을 사진과 글로써 웹에 올려 공개하고, 주머니 속에 나의 생각을 디지털화하기 위한 장비가 없을 때 불안해지고, 내 시청각 정보를 그대로 느끼기보다 이를 디지털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느끼는 삶. 그리고 이러한 삶들의 등장은 TV의 등장과는 비교도 되지 않은 규모로 세대 간의 분절을 가져올 것입니다.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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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의 오랜 잠언 중의 하나로 “운영 체제를 잡은 이가 이긴다.”라는 일종의 전래 구전 통설이 있습니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 후일담을 압축한 것으로, 이 속설은 구글이 정보의 운영 체제를 꿈꾸기 시작하면서 다음 라운드로 넘어가기 시작한 바 있는데, 이 세상 모든 정보를 운영하는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는지 모른다는 기대만으로도 한 기업의 위상은 급상승할 수 있음을 알려 주는 사건이었습니다.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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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aS가 근본적 타도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패키지 형태의 2차 산업적 소프트웨어, 그리고 발주되어 독자 개발이 이루어지는 SI성 소프트웨어들입니다.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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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당연시해 오던 SI식 시스템 개발은, 요구 사항이 사양으로 정의되어 개발이 진척되는 사이에 내외적으로 일어나는 비즈니스적 변화에 좀처럼 기민하게 적응하지 못합니다.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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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말 심각한 ‘벤더 록인(vendor lock-in)’이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뒤따릅니다. 그리고 만의 하나 서비스 사업자가 잘못되었을 경우에 누가 잘했는지 옳으니 그르니 옥신각신 책임 공방에 빠지게 되고, 결국 감정적 진흙탕에 빠지곤 합니다.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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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창업 시 우리가 흔히 하기 쉬운 착각이 있습니다. 기술을 잘하니 기술을 소유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서버 기술을 잘 다룬다고 해서 꼭 서버를 갖고 있어야 하는 법은 없습니다. 너무나 기술에 통달했기에 그 기술을 구현한 실체를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제조업적인 마인드일 뿐입니다. 웹을 통한 서비스도 어디까지나 서비스, 서비스업을 하겠다고 결의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즉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입니다. 시간이 있다면 기술을 구현하는 대신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써야 합니다.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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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결코 개발자의 영역만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이러한 고민은 조직 내부의 스테르스로 돌아오곤 합니다. 무언가 저질러 보기 위해서 서버와 회선이 얼마만큼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순간, 기업이 클수록 리스크 및 조직 내 업무 분장의 장황하고 번잡한 품의회로를 타야 하고, 기획이 실제로 가동되기도 전에 팀의 피로도는 급격한 올라가게 됩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될수록 이를 본능적으로 회피하려는 심리가 발동해 새로운 일이 벌이지 않는 조직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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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어떠한 정치적 구도 하에서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기회의 폭이 달라지는 셈이니, 프로그램이나 인생지나나 만찬가지인가 봅니다.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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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믿음입니다. 믿음이란 그리고 흔들리는 개념입니다. 우리는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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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IT가 아무리 우아하고 지구를 위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그린IT를 하느라 월급을 주지 않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산화탄소 삭감이라고 그럴듯하게 이야기해 봤자 직원들 월급 주기도 빠듯한 기업에는 쉽게 감이 오지 않습니다.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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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사용자체험(User Experience)의 트렌드는 우리 모두에게 이 시사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해 줍니다. 같은 성능, 같은 기능의 제품이라도 외적 디자인과 인터페이스의 디자인의 완성도 차이에 따라 천양지차의 가격 차이를 내고 있는 사실에 시장은 우리에게 UX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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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가 이루어진 UX란 단순히 직관적이고 쓰기 쉬운 UX를 의미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컨슈머 웹에서는 처음 찾아온 사용자가 정을 붙이고 금방 적응할 수 있는 UX가 중요할 것입니다.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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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루의 성공은 ‘콘텐츠가 왕이야(Content is King)’이라는 미디어 업계의 오랜 표어가 틀린 말이 아님을 다시 되새기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