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제 민주주의

표현의 자유는 오류를 말할 수 있는 자유를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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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씨의 정치적인 성향과 별개로 이렇게 어려운 주제를 자신의 생각을 녹여서 이토록 쉽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감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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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씨의 책을 자주 구매해서 읽는 독자로서 책에 담겨진 날카롭고 냉정한 이야기가 너무 차갑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헌법에 관한 책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쉽고 평이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나중에 기회되시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헌법한 개론(?) 같은 책을 써보셔도 좋을 것 같다.

위계질서를 가진 모든 조직에서 사람들은 자기 무능력이 입증되는 지위까지 승진하는 경향이 있다.

  1. 배역을 맡지 못한 배우에게 합당한 공간은 타인의 공연을 조용히 감사할 수 있는 어두운 객석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무대에 올라갈 권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의 ‘문명 역주행’은 그저 구경만 해도 되는 강 건너편의 불이 아니다. 나도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그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2. […] 그러나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주권 의식과 책임 의식이 부족한 국민 자신이다. 어젝할 수 없는 주관적 욕망에 사로잡혀, 아무런 방법도 제시하지 않은 책 그 욕망을 무제한 충족시켜 주겠다고 공언하는 거짓 구세주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그리고 그 욕망이 충족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가차 없이 돌아서는 또 다른 메시아를 고대하는 무책임한 주권자는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한다.

  3. […] 대한민국 헌법 제 1조는 ‘존재’가 아닌 ‘당위’를 선언한 것이다. 이 당위를 존재로 전화하는 주체는 국민이다.

  4. […] 하지만 아주 거칠게 말하자면 한 가지다. 진보는 ‘당위’를 추구하고 보수는 ‘존재’를 추종한다.

  5. 민주공화국의 지적 생태계의 종 다양성을 보장한다. […] 민주공화국에서 관용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은 불관용 그 자체뿐이라는 뜻이다.

  6. 지금 대한민국이 마주 선 주요한 경쟁 상대는 거의 모든 자유를 기본 질서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이며 압도적이로 우월한 복지 제도를 보유한 나라들이다. 이런 나라들과의 경쟁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 그러나 가난한 부모를 만난 아이들은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한다.

Written on August 23, 2016